조선일보 기획기사 장수군 농특산물 블루오션 ~~~~
【조선일보】
장수, 레드 푸드로 블루 오션 열다
사과·한우·토마토…
빨간 농축산물로 일어선 전북 장수군
사과로만 작년에 651억 매출… 농가당 평균 7600만원 벌어
토마토 155억, 오미자도 174억… 지역 경제에 효자 노릇 톡톡
레드 푸드 센터엔 10만 명 다녀가
평균 해발이 500m인 전북 장수군은 전체 면적(533.53㎢)의 80%가 산악 지형이다. 연평균 기온(10.5도)은 같은 위도(북위 35도)에 있는 지역보다 3~4도가량 낮다.
군(郡)은 2009년 지역 면적의 20%에 불과한 농지에서 사과·오미자·토마토·한우 등 색깔이 빨간 농축산물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레드 푸드(Red Food) 사업을 시작해 지역 경제의 활력으로 삼고 있다.
◇사과로만 작년에 650억원 매출
특히 사과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작년엔 2만7800t을 거둬들였다. 주력 품종인 홍로(紅露) 사과 생산량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23%(1만6000t)를 차지한다. 사과로만 854농가에서 65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1가구당 평균 7622만원을 벌어들였다. 사과 재배를 위해 농가가 지난해 지역에 쓴 돈도 160억원에 이른다. 재배 면적이 늘어나 농사일이 많아지면서 연간 7만4884명의 지역 인력을 고용해 54억원의 인건비를 지급했다. 농약·퇴비 등 생산재를 구입하는 데 쓴 비용은 55억원이며, 운송 비용으로 32억원을 쓰는 등 지역 업체에 효자 노릇을 했다.
장수군은 지역 농가에서 기르는 사과나무를 도시민에게 분양하고 있다. 매해 2월 초부터 6월 말까지 장수사과 시험장(063-351-1344)을 통해 접수를 한다. 실제 재배는 농민이 맡지만, 사과나무 한 그루를 분양(10만원)받는 사람은 가족과 사과꽃 따기·거름 주기·수확 같은 재배 체험을 할 수 있다. 평소 장수사과 사이버팜 홈페이지(www.myapple.go.kr)를 통해 사과가 자라는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수확 시기(9월)엔 사과 30㎏을 받는다. 직접 방문하면 농사 작황에 따라 한 그루에 40~50㎏ 정도 나오는 사과를 다 따갈 수 있다. 지난해 추석 성수기 도매 시장에서 사과 30㎏이 20만원 안팎에 거래됐으니, 사과나무를 분양받으면 시중에서 사과를 살 때보다 최소 10만원 이상 아끼는 셈이다. 농가로서도 손해 볼 것이 없다. 보통 사과나무 한 그루에서 나오는 매출액이 8만~10만원(도매상 판매 기준) 정도인데, 분양을 하면 군(郡)으로부터10만원을 보장받는 데다 비료 등 부자재도 지원받기 때문이다.
◇레드 푸드 활용한 관광도 활력소
2009년 이전까지 장수에서 토마토를 키우는 농가는 10여 곳에 불과했다. 평균 11도 이상인 일교차가 토마토 재배에 적합했지만 시설이 열악했다. 군은 2009년부터 3년간 13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8㏊ 규모의 토마토 전략생산 단지를 조성했다. 이후 토마토 농가는 지난해 189곳으로 늘었다. 2010년 3053t이던 생산량은 지난해 7118t까지 늘어나 15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장수의 오미자(五味子)는 지난해 1037농가에서 1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미자를 활용한 술, 오미자청 등 가공식품을 생산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최용득 장수군수는 "레드 푸드는 항산화 작용·노화 방지·항암 효과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해 몸속의 청소부로 불린다"며 "청정지역 장수에서 자란 레드 푸드는 그 효과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장수군은 레드 푸드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장수군 장계면에 문을 연 장수 레드 푸드 센터는 개관 6개월 만에 10만여 명이 다녀가며 레드 푸드 관광 거점으로 떠올랐다. 3134㎡의 부지에 20억원을 투자해 만든 레드 푸드 센터에선 한우·사과·오미자·토마토 등 지역 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매해 9월 열리는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는 2016 대한민국 올해의 축제 히트대상에 선정됐다. 지난해 관광객 34만여 명이 다녀갔으며, 행사장에서는 36억원어치 한우·사과 등이 팔렸다. 관광객들이 쓰고 간 돈은 177억원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